결혼을 앞둔 나오코는 사촌이자 전 연인이었던 켄지와의 추억이 담긴 사진첩을 발견한다. 서로를 갈구하던 이십 대에 찍은 둘의 누드 사진이다. 나오코는 결혼 전 켄지와 다시 한번 뜨거운 관계로 돌아가기로 한다. 출장 간 예비 남편이 돌아오기까지 5일. 이들의 노골적이고 뜨거운 일탈에 주어진 시간이다. 나오키상 수상작가인 시라이시 카즈후미의 작품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감독 아라이 하루히코의 세번째 연출작이다. 영화 속에서 후지산은 300년 만의 대분화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설정된다. 대재앙을 앞두고도 무서우리만큼 평온하기만한 일상 속에서 두 남녀는 서로를 열렬히 탐하고 갈망한다. 이들은 그저 현재를 살고 있을 뿐이다. 역설적으로 대분화는 이들이 지금을 살아야 하는 이유가 된다. 동일본지진 이후 일본 사회 곳곳에서 감지되는 허무와 공허의 기운을 뛰어난 연출력과 울퉁불퉁한 캐릭터로 설득력 있게 풀어낸 이 영화는 키네마준보가 선정한 2019년 일본영화 베스트 1위에 선정된 작품으로 2019년을 대표하는 일본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