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회 영화제(2022)
열정Passion
하마구치 류스케
- 일본
- 2008
- 115min
- 극영화
하마구치 류스케의 도쿄예술대학 대학원 졸업 작품으로 그를 일본뿐 아니라 국제적인 무대에 알린 첫 작품이다. 여섯 명의 남녀 대학 동기가 가호의 생일 파티에 모였다. 가호와 토모야가 자신들의 결혼 소식을 알리자 가만히 듣고 있던 동기 하나가 눈물을 흘리며 자리를 뜬다. 그 밤, 친구들 사이에는 미묘한 기류가 인다. 모임을 파한 토모야는 동기 타케시, 켄이치로와 함께 셋 다 알고 있는 친구 타카코의 집을 찾는다. 토모야는 오래전 타카코를 짝사랑했다. 실은 켄이치로도 가호를 마음 깊이 두고 있다. 그곳에서 타케시는 예상치 못한 인물과 만나 감정의 격정에 휩싸인다. <열정>(2008)에는 하마구치의 주요한 시도가 있다. 인물들이 가호와 타카코의 집을 오가는 설정은 하마구치가 사랑해온 존 사카베츠의 <얼굴들>(1968)에서 영감을 얻었고, 세 남자 친구들의 모습은 <남편들>(1970)에서 가져왔다. 개인의 자유와 선택, 그에 따른 책임의 문제도 엿보인다. 하마구치의 고백대로라면 여기에는 에릭 로메르의 ‘여섯 가지 도덕 이야기’의 뉘앙스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감정적으로 표류하는 인물을 구체화하고, 인물 간의 관계 역학을 만들어가는 하마구치의 재능이 고스란히 담긴 영화이기도 하다. 대화하는 인간, 변심하는 인간, 시간을 몸으로 겪는 인간이라는 하마구치 영화의 대표적인 인물 유형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가호와 켄이치로가 새벽 부둣가를 걸으며 대화하는 롱 테이크의 장면은 퍽 인상적이다. 두 사람은 영화 안팎의 물리적 시간을 온몸으로 받아낸다. 그런 그들 너머로 트럭 한 대가 느닷없이 지나가고 화면에는 수평의 움직임이 만들어진다. 계획하지 않은 이 트럭의 등장과 퇴장은 켄이치로의 마음을 받을 수 없는 가호의 결심의 순간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 하마구치는 이 장면을 우연의 마주침과 그것을 영화 안에 받아들인다는 게 뭔지를 알게 해준 결정적 순간으로 꼽는다. 이후 그의 작업에 상당한 영향을 준 중요한 우연이 아닐 수 없다. (정지혜)
About Movie
친구들과 모인 생일파티에서 결혼을 발표하는 가호와 도모야. 이들의 깜짝 발표로 인해 이 친구들 사이에 드러나지 않았던 문제들이 수면위로 들어난다. 겐이치로는 남몰래 가호를 좋아하고 있었고, 도모야는 옛 친구 다카코에게, 유부남 타케시는 다카코의 집에서 만난 자유분방한 소설가 하나에게, 겐이치로는 다카코에게 끌린다. 5명의 불완전한 청춘들이 관계를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풀어가는 감독의 연출이 돋보인다. 영화는 세계적 거장으로 인정받고 있는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으로 감독이 도쿄예술대학 대학원 시절 스승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지도 아래 만든 졸업 작품이다.
Dire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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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구치 류스케Hamaguchi Ryusu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