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후반 고소영, 전도연과 함께 여배우 트로이카 중 한 명이었던 심은하 주연작으로 털털하고 내숭 없는 여성 캐릭터의 등장을 알린 여전히 아름답고 따뜻한 영화이다. <집으로>를 연출한 이정향 감독의 데뷔작이자 개봉 당시 작품성과 상업성을 두루 갖춘 충무로 최고의 화제작이었다. 결혼 비디오 촬영기사 춘희가 불쑥 나타난 외간남자 철수와 별난 동거를 하면서 알게 되는 남녀의 미묘한 감정을 당시 푸르렀던 심은하와 이성재를 통해 생기 있게 그려낸다. 사랑과 연애에 대한 이야기로 춘희와 철수가 쓰고 고치는 시나리오를 액자소설 형식으로 배치했다. 안성기와 송선미를 통해 영화 안에서 또 다른 이야기가 진행되는 방식은 여전히 참신하면서도 서정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