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와 남자친구 한솔은 정사를 위해 옷을 벗지만 싸늘한 방의 냉기에 다시 주섬주섬 옷을 걸친다. 구질구질한 현실은 끈질기게 들러 붙어있고 연인은 서로를 체온으로 안아주며 봄을 기약한다. 바퀴벌레가 들끓는 월세방에 사는 미소는 3년 차 프로 가사도우미다. 담배와 위스키 한잔, 웹툰 지망생인 남자친구가 유일한 안식처인 그녀는 적자 인생의 끝에서 결국 낡은 월세방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배낭 하나와 낡은 캐리어에 모든 짐을 싣고 학창 시절 함께 밴드를 했던 지인들을 하나씩 찾아간다. 집은 없지만 생각과 취향만은 확고한 미소. 감독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주인공을 통해 이 시대의 청춘의 내면을 따뜻하게 담아낸다. 전고운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이며, 배우 이솜이 미소 역을 안재홍은 남자친구 역을 훌륭하게 연기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