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시골 마을의 이발사 모금산은 젊은 시절 배우를 꿈꿨던 중년의 사내다. 혼자 지내던 그가 병원에서 시한부 선고를 받고 결심한 듯 무언가를 적어나간다.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자신만의 시나리오다. 완성 후, 그는 하나 뿐인 아들 스테반과 아들의 여자 친구에게 이를 영화로 만들어 줄 것을 부탁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흑백으로 처리된 화면과 최소화된 대사 그리고 배우 기주봉의 자연스러운 슬랩스틱이 모여 무성영화 시절의 낭만을 만들어냈다. 산업화시기 농촌에서 도시로 이주한 세대 모금산을 통해 조금은 촌스럽고 어수룩하지만 뒤늦게나마 꿈을 실현한 중년 남성의 생의 감각을 느낄 수 있다.​